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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봉
[영화] 다크시티 (Dark City)




그닥 쌍콤하진 않은 포스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된 건 정말 우연이었어요.

제 부실한 기억력으로 더듬어보면, 한때 심야영화 붐이 일었던 적이 있거든요. 새벽에 영화 세편 묶어서 싸게 상영하곤 했었어요. 요즘에도 이런거 있나?

좀 괜찮은 영화 하나 미끼로 물려서 세편 연속 상영하는 건데, 새벽에 영화 연속으로 보는거 쉽지 않은 일이더라구요.

관객 대부분이 마지막 타임엔 수면 모드로..

전 올빼미족이기도 하고, 영화 극장에서 보는거 좋아하기도 하고, 요런 이벤트를 즐기는 편이라 대학 다닐때 가끔 심야영화를 보러가곤 했어요.

다 옛날 얘기군요. ㅎㅎ

여튼 이 영화는 그냥 덤으로 본 거였어요. 이때 킹덤이 한참 쇼킹한 공포영화로 히트치고 있었던 터라 킹덤 2 보러 간거였죠. 나머지 한편은 생각도 안 나는군요.

킹덤도 재밌게 봤었지만(시리즈 완결은 이제 정말 물건너 간것인가ㅜㅜㅜㅜ), 기대도 않던 SF영화에 삘이 딱 꽂혀버린 겁니다.

제일 마지막에 상영한 터라 눈꺼풀이 막 무거워오는데, 영화가 내 눈꺼풀을 잡고 안 놓아줘서 관람을 무사히 할 수 있었죠. ㅋㅋ

그래요. 이 영화는 SF영화입니다.

아마 영화를 본 많은 SF팬들이 명작으로 인정하고 있는 듯해요.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이 영화의 분위기는 감독의 전작 <크로우>를 생각하면 대충 감이 올 거에요.

어둡고 음침한 느낌?

이 영화는 내내 도시의 밤이 배경이라 기본적으로 어두워요.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존 머독은 어딘지 모를 낯선 곳에서 잠을 깹니다. 바로 옆에는 여자의 시체가 놓여있구요.

자기가 죽인 듯 한데, 도무지 기억이 없습니다. 심지어 자기 이름조차도...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거리를 헤매던 머독은 자정이 되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한번에 정신을 놓고(=잠이 드는), 도시의 건물들이 스스로 움직여 모습을 바꾸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머독은 잃어버린 기억의 실마리를 쫓다가 이 도시엔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으며, 배후에 이방인이라고 불리는 외계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요.



외계인 한번 기괴하게 생겼죠?

저한테 이 영화가 너무 좋았던 이유는 그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세계관이랑, 영화 전반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연출 때문이었어요.

영화 자체가 다른 SF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죠.

정말 심야영화패키지가 아니었다면 제가 이 영화를 어떻게 알고 극장에서 볼 생각을 했을까요.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이군요. ㅎㅎ




다크시티는 영화 <13층>, <매트릭스>와 많이 비교되곤 해요.

세계관이 닮은 듯 다르거든요.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는 내 삶이 골자라고 하다면,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주체는 세 영화가 너무 달라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따지자면 매트릭스에 점수를 더 주고 싶지만, 영화의 끝부분에서 생각지도 못한 비주얼을 보여주며, 장엄한 감동까지 주는 면에선 다크시티가 한수위 같아요. (물론 개인적 감상이지요.)

이 두 영화에 비하면 <13층>은 좀 딸리죠. 소설 링 생각도 나고..




SF에서는 빠질 수 없는 특수효과라던지, 영상도 1990년대 후반 작품이란걸 감안할때 훌륭한 편입니다.

상상력을 제대로 풀어낸 비주얼은 정말 볼만해요.

이방인들의 염력으로 도시가 스르륵 바뀌는(외계인들은 이를 튜닝이라고 부르더군요) 장면도 인상깊구요.

특히 맨마지막부분은 압권이지요.

마치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신 하느님 말씀이 떠오르는 장면이었어요.

(마지막 대결부분은 개인적으론 살짝 어색, 오바스럽다고 생각해요)





<다크시티>에서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주인공에 대한 아쉬움되겠습니다.

워낙 많이 봐서 지금은 얼굴에 익숙해졌지만, 왠지 호감가는 얼굴이 아니라서요.




<존 머독 - 루퍼스 스웰>

주인공만 좀 인지도있는 배우였다면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흥행했을까요?

글쎄.. 우리나라에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래도 이런 분위기 침침, 마이너틱한 SF영화가 흥행하기란 좀 어렵죠.

대신, 이 영화엔 제가 좋아하는 제니퍼 코넬리가 나옵니다.







머독은 검색해도 제대로된 사진 한장 안 나오는데, 엠마 사진은 여러장이군요. ㅋㅋ

엠마는 생긴건 꼭 비밀의 열쇠를 쥐고있는 인물같은데 그렇진 않구, 사랑하는 여보가 기억을 잃고 살인죄로 쫓기고 있는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인물입니다.

사진만 봐도 제니퍼코넬리 특유의 신비함과 슬픈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후에 24시로 뜨신 잭 요원도 중요인물로 나옵니다.





<닥터 슈레버 박사는 인간들의 기억을 자유자재로 조작해서, 외계인들이 튜닝을 할 동안 인간들에게 변형된 기억을 주입합니다.>



저는 이 배역이 워낙 인상에 깊게 남아서 아무리 잭요원이 날고 기어도, 키퍼 서덜랜드 하면 절름발이 안경잡이로만 기억이 되요. --;;

잭요원의 팬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살짝 찌질하게 나와요. 어쩔수없이 이방인의 하수인이 되어 돕는 역으로 나오는데, 갈수록 동정심이 가면서 막 응원하게 되요.

역시 연기력 하나는 짱입니다.

윌리엄 허트도 살인자 머독을 쫓다가 도시의 거대한 음모와 맞닥뜨리게 되는 인물로 나와요.

그런데 마지막 부분엔 정말 안습. 눈깜짝할 사이에 x로 가시는..

제법 쟁쟁한 배우들이 나오네요. 주인공만 빼곤..;;;





후에 디렉터스컷으로 DVD가 발매되었나봐요. 한국에선 모르겠구요. 모 블로그에 감상평을 올려놓은걸 봤는데 여기저기 본영화랑 다른 부분이 좀 있나봐요.



참 탐나는군요. -ㅠ-





전 이 영화에 너무 반해버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최근작(?) 아이로봇을 정말 기다렸다 봤었는데, 그냥 헐리우드표 흥행영화더군요.

재밌게 봤지만, 한편으론 프로야스 감독다운 맛이 없어 실망했어요.

내년 초에 이 감독의 신작 'knowing'이 개봉될 예정이라는군요. 분위기는 공포 스릴러던데..

다크시티처럼 참신한 비주얼과 아이디어를 부디 보여주길 바라며,, 후에 DVD로나 챙겨봐야겠군요.

극장 못 가본지 어언 백만년.... 흙흙




ps. 이 심야영화를 본 날이 설롱장의 전설이 시작된 날입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설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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