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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봉
[영화] 미스트 vs 해프닝


(스포 잔뜩 있습니다.)

두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결말때문에 욕을 아~~~주 많이 드시고 계신다는 거죠.

간혹 미스트의 결말에 '마음에 든다', '최고다..'라는 평을 하시는 분도 있지만,

일반적으론 미스트 얘기 나오면 해프닝 얘기도 나오고, 해프닝 얘기가 나오면 미스트 얘기가 나온다는 거.



미스트를 보고 나서 한참 후에 해프닝을 봤습니다.

왜 사람들이 두 영화를 놓고 용두사미, 결말이 형편없다고 얘기들 하는지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몸소 실감해보았지요.

개인적으로 평을 하자면, 그나마 해프닝이 결말로 따지자면 좀 더 낫지만 내용상으론 미스트가 좀 더 나았습니다.

미스트는 스티븐 킹이라는 대가의 원작을 등에 업은 영화라 구성자체가 탄탄하고 집중도가 좀더 높았습니다.

해프닝은 충격적인 영상은 존재하는데, 스토리는 그에 못 미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The mist]




미스트는 쇼생크탈출의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가 연출한 공포물입니다.

제법 이름난 감독이 연출한 작품치곤 1700만달러의 저예산에다 B급의 냄새가 느물느물 풍겨서

영화 중후반까지는 오.. 제법 소소하면서 재밌는데? 하는 느낌이 듭니다.

현재 쳐해져있는 상황도 안 좋은데, 거기다 심리적인 갈등까지 겪으며 위기가 고조되지요.

사람은 사람을 조심해야한다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봅니다.



도심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사던 사람들은 때아닌 안개에 갇히게 됩니다.

안개속에서 서성이다간 바로 저승길 행차지요.

영화는 뜻밖에도 안개의 정체를 금방 드러냅니다. 다른 차원에서 온 괴물들이지요.

괴물들은 화려한 CG를 자랑하진 않지만, 고전적인 수법으로 마트안의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지만, 고군분투해야할 대상은 괴물뿐만이 아니에요,

여기서 스티븐킹 소설에 자주 나오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바로 광신도지요.

광신도는 그 좁은 마트안에서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사람들을 종교적 광기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밖에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에 있을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서 주인공 일행은 탈출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과정에서 간단히(?) 일행 중 몇몇을 잃고, 주인공들은 차를 몰며 안개 속을 헤쳐나갑니다.

미스트의 원작을 읽진 못했습니다만 원작에선 안개라는 제목만큼이나 오리무중으로 이야기를 끝맺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선 이보다 확실히 결말을 낼 수가 없어요.

정말 헐리우드 영화에서 이런 결말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자.. 이미 스포가 있다고 했지만 다시 강력하게...  네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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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가도 끝도없이 펼쳐지는 안개 속에서 주인공일행들은 좌절합니다.

결국 기름은 떨어지고, 온천지에 괴물이 있어서 차에서 내릴 수도 없어요.

총은 있지만 총알은 4개 뿐. 사람은 5명.

서로 눈빛교환 끄덕끄덕.

주인공은 그렇게 목숨걸고 지키려고 했던 어린 아들과 나머지 일행들을 쏩니다.

그리고는 패닉에 빠져 차에서 내려 외칩니다. 괴물들아, 어서 와서 나를 죽여~!! 하고..

그런데 서서히 안개가 걷히면서 군인들과 민간인의 행렬이 나타납니다.

상황은 종료되었고, 이제 안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극초반 안개가 깔렸을때 아이들이 기다린다고 나 좀 집에 데려다 줄 사~~람? 하고 찾다가 결국 혼자서 밖을 나갔던 아줌마가 멀쩡히 살아서 군용차에 타고서는 주인공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지나갑니다.

주인공은 5분만 기다렸어도 멀쩡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자기 아들과 일행들을 죽인 셈입니다.

주인공은 아마도 나중에 자살하지싶습니다. 아니면 미치거나.



도대체 .. 이게 뭥미?

미스트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괴물의 공격을 받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심리를 보여주고, 사람들간의 갈등을 고조시키며 공포의 분위기를 물씬 내는 영화아니던가요.

그런데 결말에서 갑자기 인간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묻는 영화가 되버렸어요.

그럼 자기들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트를 탈출하지 말았어야했던건지. 앉아서 군부대가 올때까지 기다렸어야했던건지.

이건 앞과 뒤가 영 따로노는 듯한 느낌이..

굳이 이런 결말을 내지 않고도, 제목처럼 오리무중한 느낌을 살렸더라면 충분히 일관성있는 영화가 됐을 텐데요.

감독이 이런 식의 결말을 한번쯤은 영화에서 해보고 싶어 마음에 두고 있다가 미스트에 써먹어본게 아닐까싶을 정도에요.

헐리우드 영화에선 그 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는 극단적인 결말이니까 충분히 파격적이고 회자될만하죠.

하지만 이런 결말을 낼 거였으면 차라리 주제에 부합하는 다른 영화를 한편 더 만드는게 낫지않았을까요.

제게는 감독이 결말에서 너무 과하게 욕심을 냈던 영화였습니다.



ps.

1. 주인공 데이비드 역의 토마스 제인은 또다른 스티븐킹 원작영화 '드림캐처'의 주인공 역도 맡았네요. 근데 헐..
패트리샤 아퀘트의 남편이었군요.

2. 또다른 주인공 아만다 역의 로리 홀든은 프랭크 다라본트가 연출중인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미스트로 눈도장을 찍은 모양이네요. 워킹데드 시즌 2는 10월경에 방영한답니다.(7월방영은 루머래요ㅜㅜ)





[The Happening]



영화를 본건 바로 오늘이지만, 이 영화가 극장에 상영될 무렵 영화의 예고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난데없이 고층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단체로 목을 매서 마치 과일 열리듯 주렁주렁 나무에 매달린 사람들..

인류대재앙류를 좋아하는 터라 마침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작품이기도 하고, 보고싶단 생각만 하다가 잊어버렸는데,

바로 '미스트 얘기 하면 나오는 해프닝 얘기'에 불현듯 이 영화가 보고싶어져 보게 되었죠.

근데 출연진이 쟁쟁하네요. 오~ 마크 월버그, 주이 디샤넬이라니.




어느날 갑자기 뉴욕의 도심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자살을 합니다.

자살 방법도 다양합니다.(혹자는 다양한 자살방법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하더군요.)

뭔가가 사람들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행동을 조정하여 자살에 이르게끔하게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주인공 엘리엇과 엘마는 이런 현상들을 피해 기차를 타고 펜실베니아로 떠납니다.

그러다 기차는 한 시골역에서 비상정차를 하게 되고, 단체자살현상이 점점 미국 동부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알게된 엘리엇과 엘마는 친구의 딸 제스를 맡아 무작정 서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퍼져나가는 이런 현상 속에서 곧 고립되고 맙니다. 일행을 만나기도 하지만, 이 현상때문이든, 이기적인 사람들의 행동 때문이든 간에 곧 일행을 잃게 되지요.

영화 속 인물들은 존립을 위협받는 식물들의 자기방어수단으로 식물들이 독가스를 내뿜어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샤말란 감독은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인간들이 밝혀내지 못하듯이, 사람들이 졸지에 자기파괴본능으로 자살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의 입을 빌려 이 모든 일이 그냥 위대한 자연의 섭리인 것으로 설명하고 땡이지요.

왠지 떡밥을 던졌는데, 그 이유는 설명해주지도 않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에 사람들이 많이 실망했나봅니다.

어딜가나 평점이 좋질 않군요.







저한테 이 영화가 별로인 이유는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결말때문이 아니라, 자극적이기만 하고 실속없는 내러티브때문입니다.

소재가 기발하긴 해요. 그리고 보여지는 자살장면들은 또 어찌나 자극적이던지.

사람들이 무표정으로 자기 죽을 방법을 찾아 행한다는 것이 참..

여러가지가 기억에 남는데, 친구 줄리언이 가스에 중독되어 무표정하게 자신의 손목을 몇번이나 그어대는 장면과

잔디깍기 기계 밑에 누워버리는 아저씨, 머리 부딪쳐서 죽으려는데 잘안되니까 집을 한바퀴 도는 미친 아줌마...

이런거 보면서 가슴 ㄷㄷㄷ 한거 보면 나한텐 좀비물같은 과격한 B급 고어물이 차라리 낫다는 거. 좀비물은 가짜같은 티라도 나지. ㅜㅜ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남는건 이런 자극적인 장면들과 주이 디샤넬의 얼굴뿐...

내용은 허술해서 영화 앞과 뒤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중독돼서 자살하는데 옆의 친구 한사람만은 왜 멀쩡한지.

기차는 왜 세상모두와 연락이 끊겼다는 건지(자살현상은 미국동부에만 국한됨). 줄리언은 어떻게 그렇게 선뜻 애를 맡기고 길을 떠나는지.

정부에서는 현상 분포도라든지, 점점 더 소수집단이 자살하고 있는 그런 실태들을 어쩜 그리 잘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사이가 위태롭던 엘리엇과 엘마는 미친 여자의 집에서 어쩜 그리 숨도 안 돌리고 죽을 각오를 하고 집밖을 나서는지. 애는 어쩌고...

죽을때조차 같이 있고싶다라는게 이유긴 한데, 참 뜬금없이 느껴지는건 그 둘의 로맨스가 제가 보기엔 죽고못살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하룻밤사이에 그 권태스러움을 극복한다는 건 또 뭔가요.

따지고 들기 시작하니 말도 짧아지는군요.

영화를 볼때 이렇게 따지기 시작한다는건 그만큼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얘기기도 한데 희안하게 볼때는 몰입해서 봤어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어떻게 죽나 보려고 계속 집중한듯;;



사실 영화의 결말은 제목이 그대로 스포일러에요. 식물들의 경고든 뭐든, 이 모든일이 그저 Happening인거고, 인간들은 무심하게 일상을 맞습니다.

샤말란 감독은 주위의 환경을 둘러보지않고 앞만 달려가는 인간의 오만에 일침을 놓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어요.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여 그 위에 거룩한 문명을 세워왔다 착각하지만 사실은 자연앞에선 똥닦은 휴지쪼가리만도 못한 작은 존재라는것.

사실은 흔한 주제의식이지만, 그 주제의식을 가져오기 위해 사용한 소재만큼은 기발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네요.

어쩠든 이 영화 역시 식스센스의 이름을 한참 뛰어넘지 못하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류작 되겠습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힘들겠어요. 식스센스 이후 그 어떤 영화를 찍어도 식스센스를 뛰어넘지 못한단 얘길 계속 듣고 있으니...



ps.

1. 영화를 보면서 저만 마크 월버그의 연기가 찌질하게 느껴졌을까요. 휘마리(?)도 없고...

2. 주이 디샤넬은 참 매력적으로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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